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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숲 44] 부부바위라면서 왜 여기만 소나무가 자라지? - 울산 동구 대왕암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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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숲

 

부부바위라면서 왜 여기만 소나무가 자라지?

 

[한국의 아름다운 숲 44] 울산 동구 대왕암 공원

오마이뉴스 김현자(ananhj)
 
친구에게 대왕암을 보러 울산에 갈 거라 했더니 "대왕암을 보려면 경주로 가야지 왜 울산에 가냐?"는 물음이 돌아왔다. 경주에도 대왕암이 있고 울산에도 대왕암이 있는데, 아마도 그 친구는 경주에만 대왕암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모양이다.
 
경주 대왕암은 우리에게 '신라의 문무왕(신라 제30대, 재위 661∼681년)이 "죽은 후 화장해 바다에 묻어주면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노라"고 유언을 했던 곳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경주 대왕암과 울산 대왕암에 내려오는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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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
ⓒ 문화재청
 
경주 대왕암은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문무대왕의 유골이 있는 경주 양북면의 이 바위는 오랫동안 대왕암 혹은 대왕바위(혹은 댕바위)로 불리어 왔다. 이 무덤이 경주문무대왕릉이란 이름을 얻은 것은 현대에 들어와서다. 그런데 이 바위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어 온 또 다른 바위가 있으니 바로 울산 대왕암이다.
 
이 둘이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전설이 있다. 문무왕이 죽은 후 그리 오래지 않아 문무왕비도 죽는다. 사람들은 '문무왕비도 동해에 묻혀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노라는 남편의 뜻을 받들어 용이 되었을 것이라, 울산의 이 바위로 날아들어 용신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 믿었다는 것. 그러니까 이 두 바위는 말하자면 부부바위인 것이다.
 
울산 처음으로 지난 1962년 공원으로 결정된 대왕암공원은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100여 년 전에 조성된 1만5000여 그루의 해송림을 비롯해 거친 파도가 만들어 낸 기암과석이 어우러진 곳이다. 옛 선비들이 제2의 해금강이라 불렀을 정도로 아름다운 대왕암공원에는 울산 12경의 하나인 해송림과 함께 근대문화유산인 울기둥대 구 등탑, 용을 가뒀다는 전설이 있는 용굴, 부부의 백년해로를 지켜준다는 부부소나무 등 많은 볼거리가 가득하다. 
 
대왕암 공원 인근에는 옛 임금의 휴양지였던 일산해수욕장과 파도가 칠 때 거문고 타는 소리가 난다는 슬도가 자리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한 대왕암공원은 앞으로 생태 공간 확충 등으로 가족휴양, 해양체험 등 자연과 조화로운 최고의 명품공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 수상 안내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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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 수상한 울산 대왕암 공원.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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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대왕암 송림 일부(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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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기둥대 부근에서 소나무 사이로 본 대왕암 일부분(2013.12)
ⓒ 김현자
 
대왕암 주변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많다. 1903년에 세워졌다는 우리나라의 세 번째 등대가 있다. 대왕암공원의 면적은 대략 28만 평. 이 대왕암공원은 2011년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을 수상했다.  
 
경주 대왕암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워낙 오래전에 갔었고, 멀리서 바라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경주 대왕암과 달리 울산 대왕암은 규모가 가장 큰 바위에 다리를 놓았다. 얼마든지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었다. 대왕암 위에 서있자니 오래 전에 봤던 경주 대왕암의 바위가 희미하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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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대왕암(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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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대왕암(2012.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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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대왕암(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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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대왕암의 겨울(2013.12)
ⓒ 김현자
 
울산 대왕암, 울산에서 갈 만한 곳으로 꼽히는 이유
 
불그스레한 빛과 그 무엇으로도 부수지 못할 정도로 단단해 보이는 바위, 새파란 바닷물과 바위가 만났을 때의 강하면서 운치 있는 풍경 등 신기하게도 둘이 매우 닮았다. 다르다면 경주 대왕암과 달리 울산 대왕암 바위에는 소나무들이 자란다는 것. 제법 오래 자란 소나무들 같은데 바닷바람에 바짝 오므려 자랐기 때문인지 키들이 매우 작다.
 
경주 대왕암과 달리 울산 대왕암에는 다리를 놓아 육지에서 이어진 바위 끝까지 직접 가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인지 울산 대왕암의 바위가 훨씬 웅장하게 보인다. 겨울인데도 차가움 보다는 가슴이 후련해지는 시원함이 더 많이 느껴진다. 바위에 서서 보니, 바위들이 웅크려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선사시대의 공룡화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 사람들에게 '울산에서 갈 만한 곳'을 물으면 이 대왕암을 빠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대왕암 바위 자체는 물론 송림, 울기둥대(근대문화유산), 슬도, 일산해수욕장 등 대왕암 주변에 보고 느낄 것들이 많은 데다가 산책로까지 잘 조성되었기 때문"이란다. 울산에 사는 동갑내기 사돈에 의하면 말이다.  
 
대왕암에서 느끼는 바닷바람이 좋아 앞을 분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져서야 대왕암을 떠나왔다. 때문에 갔던 길을 되돌아 올 때는 1m 앞의 사람 얼굴까지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대왕암을 향해 오고 또 오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스치며 역시 명소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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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세번째 등대인 울기둥대(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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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왕암 송림에서 만난 털머위 꽃겨울인데도 핀 꽃들이 많이 보였다. (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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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왕암 송림에는 소나무 외에 목련이나 벚꽃 등도 피어 봄에도 아름답다고 한다(2013.12)
ⓒ 김현자
 
대왕암에서 일산 해수욕장을 등지고 해안 산책로를 따라 900m쯤 가면 고동섬 전망대가 있고 이곳에서 1.4km 떨어진 곳에 슬도가 있다.  
 
슬도는 파도 소리가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해서 붙여진 이름. 섬을 이루는 바위에 난 구멍들 때문에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고 한다. 이 섬은 최근 몇 년 전까지 방어진 앞 바다에 있는 무인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0년에 <욕망의 불꽃>이란 드라마 촬영에 이어 2012년에 <메이퀸> 촬영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필자는 시가지에 있는 태화강 정거장에서 104번을 타고 대왕암 공원에서 내려 대왕암공원 입구까지 10분쯤 걸어 올라갔다. 공원입구 관리소에서 대왕암까지는 1km. 이렇게 가면 대왕암 송림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가며 소나무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한 정거장 전인 일산해수욕장에서 내려 해안가를 따라 대왕암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필자는 첫길이라 잘 몰랐는데, 대왕암 송림 사이로 걸어가 대왕암을 느낀 후 해안가를 따라 일산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대왕암 공원은 울산 시가지에서 꽃바위나 방어진, 일산해수욕장, 대왕암 공원, 울기둥대 등으로 가는 버스(104번,401번, 127번 포함 12개 버스, 울산역에서 리무진 5002번)를 타고 일산해수욕장이나 대왕암공원 혹은 울기둥대에서 내려 15분 가량 걸어가면 된다. 십리대숲에선 일반 버스로 40분, 울산역에서 대왕암까지 리무진(5002번)으로 1시간 걸린다.
 
* 오마이뉴스와 공동기획하여 진행 한 <한국의 아름다운 숲>은 이 기사를 마지막으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은 제12회 아름다운숲전국대회 공존상 수상지 입니다. 

 


생명의숲이 더하는 이야기

 

 

바다와 소나무가 아름다운, 울산시민들의 보물
울산 동구 대왕암 공원은 동구 일산동 일산해수욕장 주변의 숲으로 100여 년 전에 바람을 피하기 위해 해송을 심어 조성된 숲이다. 우리나라 동남단에서 동해 쪽으로 뾰족하게 나온 부분의 끝 지점에 위치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소나무 숲과 기암괴석,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도시의 복잡한 삶이 정화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옛 선비들이 제2의 해금강이라 일컬었다 하니 그 경치의 아름다움은 어느 시대이든 신비롭고 경이로웠던듯하다.

 


울기등대가 1906년 설치되어 있어 1962년부터 울기공원이라고 불리었으나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로 2004년 대왕암공원으로 명칭이 바뀌어 불리우고 있다.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서도 호국룡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바위 섬 아래에 묻혔다는 전설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문무대왕의 왕비가 잠들어 있는 수중릉인 셈이다. 대왕암공원은 울기등대와 대왕암, 용굴, 탕건암 등의 기암괴석, 수령 100년이 넘는 15,000여 그루의 아름드리 해송이 어우러져 울산을 상징하는 쉼터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용추암 또는 댕바위 라고 불리는 대왕암은 육지에 있는 바위와 철교로 연결된다. 진입로부터 펼쳐진 해송림과 고래 턱뼈 조형물로도 유명하다.

 다음세대에게 물려주어야할 아름다운 숲, 대왕암공원
대왕암공원은 지난 2009년에는 문화재청에서 명승으로 지정하기위해 예비지정까지 되었던 곳으로 근린공원이 명승이 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수 있는 곳이었으나‘명승지정 시 개발제한에 묶여 지역발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로 지정이 보류된 상태이다. 대왕암은 전국에서 대왕암과 송림을 찾을 정도로 유명한 곳으로 바다를 보며 길을 따라 걷는 맛이 일품이다. 우수한 경관적 가치, 역사적 가치를 담아내어 전국에 수 많은 근린공원 중 명승으로 지정될 수 있는 첫 번째 공원이라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숲을 추천합니다! “동해바다를 낀 울창한 소나무 숲 한여름 무더운 도시의 더위를 식히는 대왕암 공원! 안개가 낀 여름 도시와 온도차 4도! 먼 동해바다를 바라보면서 뱃고동소리, 등대 싸이렌소리, 파도소리, 바람소리! 바람결에 소나무가 휘청 거리며 안개와 구름 스쳐가는 광경을 보면서 시 한편을 쓰는 나의 마누라! 이런 아름다운 대왕암 공원 숲이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 김기학님
 

 

 대왕암공원의 심사평
규모가 큰 해송숲과 바닷길이 잘 어루어져 있고, 울산시민들에게 도시숲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제공하고 있는 숲이다. 해수욕장과 숲과 울기등대가 함께 있는 경관적으로 빼어난 명소로서, 수많은 해송들이 바위와 어울려 동양화의 풍경을 자아낸다. 그러나 자연경관과 이용시설의 부조화와 방치된 듯한 숲관리에 아쉬움이 남는다. 보류된 명승지 지정을 받아 좀 더 체계적인 보화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대왕암공원은?
위치 | 울산 동구 일산동, 방어동 일원면적 | 942,000㎡주요수종 | 소나무관리주체 | 울산광역시 동구청 (052)209-3738 / www.donggu.ulsan.kr)

 

소재지 :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오마이뉴스>와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이 함께 만드는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기사는 생명의숲과 오마이뉴스, 기자님이 저작권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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