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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숲 12] '화가가 사랑한 숲길'... 기분이 묘해집니다 - 전남 진도 첨찰산 상록수림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한국의 아름다운 숲

by 생명의숲 2012. 10. 1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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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숲


'화가가 사랑한 숲길'... 기분이 묘해집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숲 12] 전남 진도 첨찰산 상록수림

 

오마이뉴스 황주찬(yshjc)


▲ 숲길 숲길에도 쓰러지 나무가 있습니다. 사람들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까지만 치운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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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전, 전남 진도 운림산방에 도착했습니다. 운림산방은 조선말기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유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살았던 곳입니다. 운림산방 뒤편으로 짙은 녹색의 산이 아담하게 솟아있습니다. 진도에서 가장 높은 첨찰산(해발 485미터)입니다.


소치 허유 선생은 이곳에 살면서 첨찰산이 품고 있는 다양한 아름다움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특히, 그가 천연기념물 제107호(1962년 12월 3일 지정)인 첨찰산 상록수림을 화폭에 옮긴 '선면산수도'는 숲의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멋진 그림입니다. 화가가 사랑한 숲을 지키기 위해 진도사람들도 나섰더군요.


▲ 선면산수도 소치 허유선생이 그린 『선면산수도』입니다. 진도 첨찰산 상록수림을 배경으로 그렸습니다.

ⓒ 진도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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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림산방 조선 선비의 묵향이 짙게 베어있는 운림산방입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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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면산수도의 배경이 된 숲은 8·15해방과 6·25를 거치면서 거의 모두 잘려나갔답니다. 하지만 진도 사람들과 이곳 주민들이 피땀 흘려 상록수림을 복원해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후, 주민들은 첨찰산을 무분별한 산림개발로부터 막아내고 있습니다.


화가의 그림 속에 남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기대를 품고 그림 속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숲 들머리에 아담한 건물이 보입니다. 쌍계사라는 절입니다. 경남 하동에도 같은 이름의 절이 있지요. 진도 쌍계사는 하동 쌍계사에 비해 그 규모는 작지만 아담한 모습이 뒷산과 잘 어울립니다.


▲ 초가집 소치 허유선생이 기거했던 초가집입니다. 선생은 이곳에서 첨찰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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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전 쌍계사 대웅전과 첨찰산이 잘 어울립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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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나무 군락 대웅전 뒷편에서 방화목 역할을 잘 하고 있는 동백나무 군락입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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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막고 바람 막는 동백나무 군락


진도 쌍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대흥사에 딸린 절인데 서기 857년(신라 문성왕)에 도선국사가 세웠습니다. 절 양편으로 계곡이 흘러 쌍계사(雙溪寺)라는 이름을 얻었고요. 절에 들어서서 대웅전 뒤편을 살폈습니다. 울창한 동백나무 숲이 있더군요.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어 보였습니다.


함께 간 진도군청 강양호씨에게 동백군락이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물었더니, 동백나무는 불에 잘 타지 않기 때문에 산이나 절에 불났을 때 불길이 크게 번지는 불행을 막는 '방화목' 역할을 한답니다. 또, 세찬 바람 막아주는 방풍나무 구실도 하고요. 한 그루의 나무도 지혜롭게 심었습니다. 


▲ 물 쌍계사에 들러 물 한모금 머금고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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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 두 번씩이나 불어온 태풍으로 계곡은 엉망이 됐습니다. 하지만 자연이 그랬으니 그대로 둡니다.

 그대로 두면 자연은 언젠가 아름다운 계곡으로 다시 바꿀 겁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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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비바람 몰고 와 만들어 놓았다


쌍계사를 뒤로하고 울창한 숲으로 들어서니 곧 계곡물이 시원스레 흐릅니다. 계곡을 건너려는데 주변이 어지럽습니다. 올해 불어닥친 두 번의 태풍으로 계곡 이곳저곳이 상처투성입니다. 계곡을 건너 숲으로 들어가기 위해 놓아 둔 커다란 돌다리도 불어난 물에 휩쓸려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계곡 옆에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 나무들도 거센 물살에 밑동을 내줘 뿌리가 드러난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쓰러지고 부러진 나무들을 치울 생각을 하지 않았더군요. 강양호씨가 그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흩어진 돌들을 가지런히 모으고 숲길도 정리하려 했더니 문화재청에서 말렸답니다.


자연이 비바람 몰고 와 이렇게 만들어 놓았으니 그대로 두는 쪽을 택했답니다. 사람들이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만 치울 생각이랍니다. 숲을 자연이 만들어 놓은 그대로 유지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특별해 보였습니다. 계곡을 따라 10여분 올라가니 울창한 숲이 나옵니다.


▲ 실험 큰애가 생달나무 잎사귀를 한 잎 베어 물었습니다. 좋은 향이 나는지 머뭇거리다 통크게 입에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감추지 못하는군요.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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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 생달나무 잎사귀를 뜨거운 물에 넣었습니다. 향기로운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큰애의 의심은 기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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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달나무 잎사귀 입에 무니 향기로운 기운 온몸에 퍼지고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산32번지 천연기념물 제107호인 상록수림에 도착했습니다. 울창한 숲에는 동백나무를 비롯해 후박나무와 참가시나무 그리고 감탕나무와 생달나무 등이 멋대로 뒤엉켜져 하늘을 덮고 있었습니다. 또, 낙엽 활엽수로 졸참나무와 자귀나무 그리고 느릅나무와 말오줌때 등이 하늘을 가리고 있더군요.


이곳은 더운 여름에도 오싹함을 느낄 만큼 서늘하답니다. 때문에 여름이면 많은 등산객들이 이 숲길을 걸어 첨찰산 정상에 오른다지요. 9월의 끝자락에 찾은 첨찰산은 가을날씨 답지 않게 덥더군요. 하지만 상록수림에 들어서니 어느새 추운 기운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그만큼 진도 상록수림은 화가의 사랑과 지역민들의 정성어린 손길이 모여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 숲에서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는데 쌍계사 입구에 자라고 있는 생달나무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나무의 잎사귀를 몇 잎 따서 입에 베어 물었더니 향기로운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더군요.


▲ 물 한모금 물을 받았습니다. 금이 간 곳으로 물이 조금씩 빠져 나갑니다. 허겁지겁 들이키지 않았습니다. 

한 가득 담았으니 조금 빠져 나가더라도 갈증을 풀기에 충분했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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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첨찰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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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첨찰산, 오감을 한꺼번에 만족시키는 절묘한 곳


그야말로 아로마 치료의 원조인 셈이죠. 생달나무는 전남 해안지방에 많이 자라는 나무인데 한약재로도 쓰이는 기특한 나무입니다. 이곳에서 그윽한 묵향과 생달나무 향기를 동시에 맡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진도 첨찰산은 오감을 한꺼번에 만족시키는 절묘한 곳이었습니다.


먼저 녹색의 숲이 시원스레 펼쳐져 눈이 즐겁습니다. 절집 주위를 흐르는 계곡물 소리는 닫힌 귀를 열어줬습니다. 생달나무 잎사귀는 입과 코를 동시에 자극시켰습니다. 특히, 운림산방에서 느낀 조선 선비의 묵향은 마음을 한결 차분하게 만들었습니다.


남도 땅 진도의 음식 맛은 어떨까요? 굳이 논할 필요 없겠지요. 진도 첨찰산을 찾아 오감 만족보다 더 소중한 무엇을 느끼고 왔습니다. 그곳 사람들의 숲에 대한 사랑과 긍지가 오감을 뛰어넘어 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자신 있게 권합니다. 진도에 오시거든 꼭 '화가가 사랑한 숲길' 한 번 걸어보세요. 은은한 묵향이 숲으로 자연스레 안내할 겁니다.


▲ 첨찰산 상록수림을 지나 첨찰산에 오르면 좋습니다.

ⓒ 진도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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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산과 산이 겹쳤습니다. 산수화로 그리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요?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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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한 아름 안고 정상 오르면 차분한 산행길 됩니다


진도 첨찰산을 찾아가려면 진도읍 '진도공용터미널'(061-544-2141)로 가야 합니다. 광주에서 진도까지 1일 31회 버스가 다니는데 2시간 30분정도 걸립니다. 또, 목포에서는 1일 20회 버스가 다니는데 1시간 걸립니다. 일단 진도 공용터미널에 닿으면 다시 사천리 운림산방행 군내버스로 갈아타세요. 


운림산방 앞 주차장에 내리시면 꼭 묵향 한 번 맡으시고 산에 오르세요. 마음이 한결 차분해 질 겁니다. 묵향을 한 아름 몸에 묻힌 후, 쌍계사를 지나면 곧바로 울창한 상록수림이 펼쳐집니다. 아름다운 녹색의 숲길에서 마음껏 심호흡하며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산 중턱에 닿습니다.


그곳에는 특별한 맛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등산객의 목마름을 단번에 씻어주는 석간수가 흐르고 있으니까요. 시원한 물 한 모금 들이키며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가 첨찰산 정상에 올라보세요. 푸른 다도해와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산행의 고단함을 한순간에 풀어줄 겁니다.


 진도 첨찰산은 제8회 아름다운숲전국대회 천년의숲 부문 공존상(우수상) 수상지입니다.



<오마이뉴스>와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7월부터 12월까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탐방에 나섭니다. 풍요로운 자연이 샘솟는 천년의 숲(오대산 국립공원), 한 여인의 마음이 담긴 여인의 숲(경북 포항), 조선시대 풍류가 담긴 명옥헌원림(전남 담양) 등 이름 또한 아름다운 숲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땅 곳곳에 살아 숨쉬는 생명의 숲이 지금, 당신 곁으로 갑니다.  [편집자말]




생명의숲이 더하는 이야기



원시림 속 풍부한 생물 서식처


진도군 의신면 첨찰산 상록수림은 난대성 기후의 난대림 상록활엽수림으로서 안정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신라시대 창건된 쌍계사와 운림산방을 끼고 있어 문화성, 역사성을 동시에 띠고 있다. 계곡을 중심으로 상층부에는 참나무과 상록수인 모밀잣밤나무, 종가시나무와 낙엽수인 졸참나무, 서어나무 등이 주류를 이루고, 중층부는 작은 키의 동백나무, 차나무 등이 차지하고 마삭줄, 양치류 등 다양한 지피식물들이 임상을 덮고 있다. 



주민들의 남다른 숲 보존의지가 돋보이는 천년숲


사람의 간섭이 비교적 적어 원시림 성격을 띠고 있으며 안정적인 천이단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로서 중요성을 지니는 곳이다. 이곳은 과거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 지역이 개벌되었다가 주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지금의 상록수림으로 복원된 것이며 그만큼 지금도 이곳 지역주민들은 숲을 자원적 가치로 인식하여 숲을 보호, 보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재지 :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32번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는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내고 그 숲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여 숲과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대회로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유한킴벌리(주), 산림청이 함께 주최합니다

생명의숲 홈페이지 : beautiful.for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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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이 함께 만드는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기사는 생명의숲과 오마이뉴스, 기자님이 저작권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생명의숲은 사람과 숲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숲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시민과 함께 숲을 가꾸고 보전하는 환경단체(NGO) 입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초록 땅, 지구를 물려주고자 합니다.


생명의숲은 자연과 하나되는 풍요로운 농산촌을 꿈꿉니다.

생명의숲은 시민과 함께 돌보고 가꾸는 도시숲, 도시공동체를 꿈꿉니다.

생명의숲은 생태적으로 건강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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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대표이사 사장 최규복 / 崔圭復)는 1970년 3월 30일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의 합작회사로 설립되어 우리나라 최초로 생리대, 미용티슈, 위생기저귀 등 좋은 품질의 제품들을 대량 생산, 공급하고, 지속적 제품혁신을 통해 국민 생활위생문화 발전에 기여하며 사랑받아 왔습니다. 1984년부터 사회공헌활동으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숲 환경 보호 및 미래세대 환경리더 양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으며, 우리강산푸르게푸르게 30년이 되는 2014년까지 5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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