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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없는 학교, 흥해 서부초등학교 숲

아름다운 숲 이야기/아름다운 숲 50선

by 생명의숲 2021. 2. 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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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라는 건 이런 거다. 담장도 없고, 인조잔디 같은 것도 없다. 소나무숲이 그대로 담장이다. 언제든 원할 때는 학교가 곧 놀이터다.

 

 

숲이 곧 학교이자 놀이터

참 정겨운 풍경이다. 도시와는 다른 시골 마을의 학교다운 순박함이 뚝뚝 묻어난다. 어느 곳을 보아도 도무지 인공미나 세련미 같은 건 없다. 사실 학교에 들어서기 전부터 ‘이 학교에는 소나무숲이 울창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주소에서부터 ‘북송’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다. 예상은 딱 들어맞았다. 굵은 소나무가 온통 학교를 에워싸고 있는 모양새였다. 밖에서 보면 학교가 아니라 소나무숲이라고 생각하기 딱 좋았다. 심지어 처음 찾아오는 사람은 눈앞에 학교를 두고도 찾지를 못해서 의아해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렸다.

 

이곳을 학교 담장이라 해야 할지 숲이라 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너른 운동장 저편으로 보이는 학교 건물은 아름드리 소나무숲에 비해 아담해 보였다. 교사는 총 12칸에 불과했다. 학교라기보다는 작은 공원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곳을 다니는 학생이 많지 않다는 걸 보여 주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 학교 학생들은 더 자유롭게 뛰어놀고 숲을 학습 현장 삼아 재밌게 공부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한쪽에는 학생들이 직접 심은 온갖 식물이 주렁주렁 열매를 맺었다. 잘 익은 호박도 있고 박이니 수세미 같은 것도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제법 튼실하게 길렀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여주까지 눈에 들어왔다. 학교를 둘러보고 소나무가 우거진 곳을 따라 걷는데 바로 곁으로 논밭이 펼쳐졌다. 회색빛 도시에 익숙한 이에게는 마음이 절로 푸근해지는 풍경이었다. 저쪽에서 언니인 듯한 아이가 나이 차가 꽤 나 보이는 어린 꼬마의 세발자전거를 밀어 주며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작지만 옹골찬 아이들의 교육 현장이자 놀이터였다. 담장 없이 언제나 찾아오는 이를 맞아 주는 정겨운 곳. 숲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서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평화로운 정취를 즐기기 좋은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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