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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숲 14] 아름다운 숲 대회 대상 받은 곳, 정말 장관이다 - 제주 저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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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숲


아름다운 숲 대회 대상 받은 곳, 정말 장관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숲 14] 마을과 숲을 품은 저지오름

 

오마이뉴스 김종성(sunny21)


▲  저지오름에선 제주 서부의 오름들과 바다, 섬(비양도)까지 장쾌하게 눈 앞에 펼쳐진다.

ⓒ 김종성


처음 우리나라의 소중한 보물섬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바닷가에 반한다. 그러다가 몇 번 더 제주섬을 찾게 되면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건 바로 '오름'이다. 부드러운 오름의 능선과 그 오름에서 굽어보는 제주의 또 다른 풍광은 제주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의 정점이지 않을까 싶다. 


한라산이 거느리고 있는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풍광과 느낌을 선사한다. 은빛 억새들이 바람을 타고 춤을 추는 오름, 소와 말이 노니는 이국적인 정취의 오름, 굼부리(분화구)에 연못이 있는 오름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한 섬이 갖는 기생화산(오름)의 수로는 세계에서 으뜸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겠다.


만만한 동네 뒷산같은 능선에 올라가 봐야 별 거 있겠냐고 여기기 쉽지만 올라가 보면 밑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덕분에 매년 제주 여행을 가도 지겹기는커녕 늘 새로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다.


아름답고 개성있는 오름들 가운데 드물게도 울창한 숲을 가진 오름이 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저지오름'이 그 주인공. 오름을 굳이 구분하자면 억새오름, 민둥오름, 숲오름으로 나뉜다는데 저지오름은 대표적인 숲오름이다. 2007년 산림청이 주관하는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해 어떤 오름일까 궁금했다.


▲  소담하고 운치있는 옛 모습을 간직한 중산간 마을 저지리

ⓒ 김종성


▲  오름과 다섯개의 마을이 어우러지는 보기드문 곳, 뒤편이 저지오름.

ⓒ 김종성


마을 한복판에 자리한 오름 


대중교통편으로 저지오름에 가려면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제주의 새끼섬 비양도가 보이는 한경면 한림리 정류장에 우선 내린다. 버스를 갈아타고 저지리 사무소 정류장에 내리면 저지오름을 만날 수 있다.


저지리 마을에 들어서자 버스 창문으로 저지오름이 홀연히 차오른다. 숲오름이라고 하더니 정말 푸르른 소나무들이 무성하다. 저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오름에 오를 생각을 하니 

'잘 왔구나' 싶어 설렌다.


이 오름은 저지리의 수호신처럼 마을 한복판에 둥그렇게 서서 주변을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다. 이 오름을 중심으로 5개(중동, 남동, 성전동, 명의동, 수동)의 작은 마을이 모여 있다.


제주 서쪽의 중산간에 터를 잡은 저지리는 옛 생활모습을 간직한 마을이다. 집들마다 어깨 높이의 새까만 돌담들이 이어져 있고 돌담 너머 마당엔 때깔 고운 감귤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그 위로 병풍마냥 둘러쳐진 저지오름을 보고 있자니, 마을과 오름이 잘 어우러진다. 저지리 마을은 (사)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연합이 올해의 아름다운 마을로 뽑았다고 한다. 여기에 저지오름도 한몫했을 듯싶다. 한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마을회관에 들어갔다가 뜻밖에 제주의 아픔 4·3사건을 듣게 되었다. 이 마을 역시 그 비극을 피해가질 못했고 군경에 의해 400여 가구가 불타고 마을 전체가 파괴됐다고 한다. 해안으로 피신을 갔다 사람들이 다시 일군 곳이 지금의 저지리마을이다.


▲  저지리 마을 주민들의 애정과 정성이 느껴지는 잘가꾼 숲길과 풍성한 나무들.

ⓒ 김종성


▲  숲오름이기 전에 마을오름임을 알 수 있는 저지오름옆 공동묘지.

ⓒ 김종성


숲오름이자 마을오름 


원래 허허벌판 민둥산이었던 오름. 30여 년 전부터 나무를 심고, 가꾼 주민들의 정성으로 이렇게 숲오름이 된 것이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대상을 차지한 이유가 있었구나 싶다. 이젠 마을 주민들의 든든한 언덕이고, 외지인들을 끌어 들이는 마을의 상징이 되었다.   


저지오름은 굼부리(분화구)가 새집처럼 생겨 '새오름'으로도 불렸다니 재밌다. 마을에서 정상까지는 1350m. 쉬엄쉬엄 걸어서 왕복 1시간 40분쯤 걸린다. 소나무, 예덕나무, 삼나무, 곰솔등 220여 종 2만여 그루가 있다.


저지리 사무소 주변의 오름 들머리 이정표를 따라 돌담길과 감귤 과수원을 힐끗 거리며 조금 걷다보면 까만 제주의 돌 현무암으로 만든 계단과 함께 오름 입구가 나타난다. 가벼운 차림의 제주도민 외에 등산화와 등산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알고 보니 저지오름이 올레 13코스중의 마무리 구간이란다. 올레길이 들어갈 만큼 아름다운 숲길이라는 얘기다.


육지는 지금 초겨울 날씨지만 아직 제주는 늦가을의 정취가 남아있다. 딱딱한 현무암 돌계단위로 오름에 많이 산다는 예덕나무와 곰솔의 낙옆이 쌓여 숲길이 푹신푹신하다. 길을 더욱 운치 있게 해주는 이 현무암들은 산책로를 조성할 때 주민들이 밭에 있던 것을 기증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  걷다보면 넓은 숲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드는 저지오름

ⓒ 김종성


오름 중턱 즈음에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쉬는데 오름길 옆 경사면에 돌담을 두른 무덤들이 눈길을 끈다. 여러 무덤들이 오름 옆 경사면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오름과 마을 사람들의 삶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저지오름은 숲오름이고 마을오름이기도 하다. 


▲  239m의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정상에서의 풍경.

ⓒ 김종성


▲  62m 깊이의 굼부리(분화구)로 내려가면 원시지대가 나타난다.

ⓒ 김종성


오름에 있는 둘레길, 분화구길 


3,40분을 천천히 걸어 오르다보면 '둘레길' 이정표도 나온다. 곧바로 오름 정상으로 가도 좋고 오름 굼부리(분화구) 둘레를 따라 왕초피나무, 가막살나무, 합다리나무, 예덕나무, 까마귀베개, 까마귀쪽나무, 좀작살나무 등 낯선 나무들로 꽉 찬 숲을 삥둘러 걸어도 좋겠다. 

오름 정상엔 나무로 지어진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 안에 산불감시초소에서 근무하시는 푸근한 미소의 아저씨 설명처럼, 들판과 바다를 아우르는 제주의 서쪽 전경이 훤히 들어온다.


고산 앞바다의 차귀도와 수월봉이, 협재해수욕장 앞의 비양도가, 남쪽으로는 산방산이 드러난다. 바다로부터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바람에 가슴이 뻥 뚫릴 듯 시원해진다. 해발 239m의 높이에서 이런 장쾌한 풍광이 펼쳐지다니, 역시 오름의 매력은 직접 올라가봐야 느낄 수 있다.


▲  정상 전망대 아래 산불감시초소에 근무하시는 푸근한 미소의 아저씨에게 오름 설명을 잘 들었다.

ⓒ 김종성


전망대옆 갈래에는 내려가는 길 외에 또 하나의 길이 나있다. 오름의 굼부리(분화구)로 내려가는 250개의 나무계단길이 그것. 분화구 바닥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내려간다.


전설에 나오는 제주의 거신 설문대할망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 줌씩 새어나온 게 봉긋봉긋한 오름이 되었고, 그 중 너무 도드라진 오름을 주먹으로 툭 쳐서 누른 게 굼부리라니 재미있다.


나무계단 밑 분화구는 기대대로 우거지다 못해 너른 원시지대를 연상케 한다. 정상에서 세차게 불던 바람도 굼부리에선 흔적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수 십 년전엔 마을사람들이 이곳에서 밭농사를 했다는 안내팻말까지 있다. 그땐 이렇게 나무계단도 없었을텐데 오르락 내리락 얼마나 고됐을까 생각해본다.


비슷한 듯 보여도 저마다 다른 풍경과 느낌을 제 안에 새기고 있는 제주의 오름들. 그 중 저지오름은 색다른 풍경과 감흥을 전해 주었다. 그건 아마도 저마다 마을 주민들의 노고와 정성이 오름에 녹아있어서가 아닐까. 


※ 제주 저지오름은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생명상(대상) 수상지입니다.



<오마이뉴스>와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탐방에 나섭니다. 풍요로운 자연이 샘솟는 천년의 숲(오대산 국립공원), 한 여인의 마음이 담긴 여인의 숲(경북 포항), 조선시대 풍류가 담긴 명옥헌원림(전남 담양) 등 이름 또한 아름다운 숲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땅 곳곳에 살아 숨쉬는 생명의 숲이 지금, 당신 곁으로 갑니다.  [편집자말]



생명의숲이 더하는 이야기


2008년 저지오름


마을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오름


한경면 저지리는 약 400여 년 전에 설촌된 마을로서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약 4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저지오름을 중심으로 5개의 자연마을이 있다. 저지오름은 1963년 지역주민들이 해송과 삼나무를 직접 식재하였고 70년도에는 오름 둘레에 방화선 1.8km를 설치 후 장기간 방치하다 2005년에 방화선을 숲길로 이용하기 위하여 3.8km의 숲길이 새로이 조성되었다.


제주비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탁 트인 오름정상 


약 35ha에 해당하는 오름 전 지역에 소나무, 삼나무, 상산, 팽나무, 육박나무, 자금우 등 70과 220여종 2만 여 그루가 자라고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멋진 자연학습생태장이자, 체력단련장을 제공하는 숲길이다. 오름을 따라 걷는 숲길 경사는 오름 특유의 깊이와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저지리 청년․부녀회에서는 숲길 풀베기 등 환경정화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산50-1번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는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내고 그 숲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여 숲과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대회로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유한킴벌리(주), 산림청이 함께 주최합니다

생명의숲 홈페이지 : beautiful.for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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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이 함께 만드는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기사는 생명의숲과 오마이뉴스, 기자님이 저작권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생명의숲은 사람과 숲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숲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시민과 함께 숲을 가꾸고 보전하는 환경단체(NGO) 입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초록 땅, 지구를 물려주고자 합니다.


생명의숲은 자연과 하나되는 풍요로운 농산촌을 꿈꿉니다.

생명의숲은 시민과 함께 돌보고 가꾸는 도시숲, 도시공동체를 꿈꿉니다.

생명의숲은 생태적으로 건강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꿉니다.


문의 : 생명의숲 02-735-3232 | forestfl@chol.com | http://www.forest.or.kr


생활혁신기업 -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대표이사 사장 최규복 / 崔圭復)는 1970년 3월 30일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의 합작회사로 설립되어 우리나라 최초로 생리대, 미용티슈, 위생기저귀 등 좋은 품질의 제품들을 대량 생산, 공급하고, 지속적 제품혁신을 통해 국민 생활위생문화 발전에 기여하며 사랑받아 왔습니다. 1984년부터 사회공헌활동으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숲 환경 보호 및 미래세대 환경리더 양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으며, 우리강산푸르게푸르게 30년이 되는 2014년까지 5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 나갈 계획입니다.

www.yuhan-kimber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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